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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료칸 체험기 – 하루쯤은 옛 시간 속에 머물다 도심의 호텔보다 더 깊은 일본을 만나고 싶다면, 료칸(旅館)은 그 답이 됩니다. 나무 냄새 가득한 다다미방, 가이세키 요리, 조용한 온천탕. 료칸은 단순한 숙소가 아닌, 일본의 정서와 일상, 전통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직접 체험한 료칸에서의 하루를 이야기해봅니다.1. 체크인부터 다르다 – 환대의 미학, 오모테나시료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정중한 환대’입니다. 문 앞에서 두 손 모은 인사, 다다미방에서의 정갈한 차 대접, 구두를 벗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일상과는 다른 시간이 시작됩니다.일본 료칸의 서비스는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라는 개념에서 비롯된 것인데요. 이는 손님의 마음을 먼저 읽고, 말없이 배려하는 정신입니다. 말 한마디보다 몸짓 하나, .. 2025. 4. 16.
온천에 담긴 일본인의 정신 – 힐링과 정화의 문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단순한 행위. 하지만 일본에서 온천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삶의 철학이자 정서입니다. 전통과 예절, 치유와 공동체 의식까지 담긴 일본의 온천 문화. 이 글에서는 일본인이 왜 온천을 그토록 사랑하는지, 온천에 담긴 깊은 정신적 의미를 탐구해봅니다.1. 자연 속 정화의 공간 – 일본 온천의 기원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지열 지대를 품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3,000곳이 넘는 온천이 존재합니다. 고대부터 일본인은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온천을 ‘자연이 내린 치유’로 여겼습니다. 일본 신화에서도 신들이 목욕을 통해 죄를 씻고 재생하는 장면이 등장하며, 이는 곧 정화(浄化)의 개념으로 발전하게 됩니다.특히 일본의 ‘유노하나(湯の花, 온천에 섞인 광물질)’는 오래전부터 약용으로 사용돼 .. 2025. 4. 16.
일본 레트로 여행지 모음 – 추억과 감성에 젖다 화려한 도시도 좋지만, 가끔은 시간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일본 곳곳에는 쇼와(昭和) 시대의 감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 ‘레트로 여행지’가 여전히 숨 쉬고 있습니다. 복고풍 거리, 오래된 간판, 옛날 게임기와 상점들… 이번에는 일본의 정취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레트로 명소들을 소개합니다.1. 도쿄 시모키타자와 – 빈티지와 예술이 어우러진 거리도쿄 도심에서 지하철로 단 몇 정거장. 하지만 시모키타자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처럼 느껴지는 동네입니다. 좁은 골목 사이로 레트로풍 카페, 중고 레코드숍, 빈티지 의류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걷는 내내 발견의 즐거움이 가득합니다.특히 쇼와 시절을 그대로 재현한 찻집이나 커튼을 치고 들어가는 바(bar)들은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2025. 4. 15.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도시, 가나자와를 걷다 일본의 혼슈 중북부, 이시카와현에 자리한 가나자와는 ‘작은 교토’로 불리는 조용하고 고풍스러운 도시입니다. 북적이는 대도시 대신, 전통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진짜 일본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이죠.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마저 느려지는 듯한 감성 가득한 가나자와의 하루를 기록해봅니다.1. 겐로쿠엔 – 일본 3대 정원에서의 한적한 산책가나자와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는 단연 ‘겐로쿠엔(兼六園)’입니다. 미토의 가이라쿠엔, 오카야마의 고라쿠엔과 함께 일본 3대 정원으로 꼽히며, 사계절 내내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정원이에요.넓은 연못과 인공 폭포, 소나무가 조화롭게 배치된 이 정원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걷는 명상’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아침 이른 시간에 방문하면 인적도 드물고, 풀잎에 .. 2025. 4. 15.
일본 전통시장 탐방기 – 진짜 일본을 만나는 길 일본 여행에서 가장 생생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꼭 한 번은 ‘전통시장’을 걸어봐야 합니다. 백화점이나 쇼핑몰과는 다른 사람 냄새, 정겨운 말투, 진짜 일상이 있는 곳. 이번 여행에서는 도쿄, 교토, 가나자와 등 다양한 지역의 전통시장을 직접 걸으며 일본의 일상과 정서를 느껴보았습니다.1. 도쿄 아메요코 시장 – 혼잡하지만 활기찬 재래의 풍경JR 우에노역과 오카치마치역 사이에 펼쳐진 아메요코 시장은 도쿄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입니다.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까지 붐비는 이 시장은 의류, 해산물, 간식, 향신료, 화장품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죠.아메요코의 매력은 ‘혼잡한데 즐겁다’는 데 있습니다. 상인들의 큰 소리 외침, 시식 권유, 흥정하는 모습 모두가 일본의 다른 고요한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특히 .. 2025. 4. 14.
일본 난카이 대지진 – 반복되는 경고, 우리는 알고 있나? 일본은 지진의 나라입니다. 그중에서도 정부와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재난이 바로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南海トラフ地震)’입니다. 수십 년마다 반복되어 왔으며, 다음 발생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이 지진. 과연 어떤 규모이며, 왜 위험한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지금 정리해보겠습니다.1. 난카이 트로프란? – 지진의 뿌리가 되는 해저 단층대‘난카이 트로프’는 일본 혼슈 남쪽 해역에 위치한 해저 해구로, 필리핀해판이 일본열도 아래로 섭입(침강)하는 경계 지점입니다. 이곳은 지각판의 충돌과 응력이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곳으로, 역사적으로도 초대형 지진이 반복되어 왔습니다.난카이 트로프를 따라 발생하는 지진은 일반적으로 ‘난카이 대지진’으로 통칭되며, 그 중에서도 주요한 3개 구간으로 나.. 2025.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