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을 자주 다닌 사람일수록 화려한 관광지보다 소도시의 깊이 있는 매력을 더 높게 평가합니다. 대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잔잔한 감성, 현지인들만 아는 정겨운 골목, 오랜 전통과 일상이 공존하는 거리들. 이번 글에서는 일본 마니아들이 실제로 추천하는 숨겨진 소도시 3곳과, 그 안에서도 관광객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합니다. 지금부터 진짜 일본을 만나는 여행이 시작됩니다.
아마 카사키(尼崎): 오사카 옆에 숨은 따뜻한 서민 거리
오사카와 고베 사이에 있는 아마 카사키(尼崎)는 관광객에게는 낯설지만, 일본 현지인들에게는 오랜 전통과 따뜻한 분위기로 유명한 소도시입니다. 특히 현지 서민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어, 일본 일상과 정취를 직접 체험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추천됩니다. 가장 중심이 되는 장소는 아마 카사키 센터 상점가입니다. 1950~60년대 쇼와 시대 풍의 오래된 간판과 복고풍 간이식당이 즐비한 이 거리에서는 크로켓, 오코노미야키, 야키토리 등 서민 음식이 300~500엔대로 저렴하게 제공됩니다. 일부 식당은 3대째 가족이 운영하며, 손님들과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에서 ‘진짜 일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말에는 지역 노점 시장도 열려, 직접 재배한 야채나 수제 간식, 수공예품 등이 판매됩니다. 상인들은 대부분 지역 주민으로, 간단한 일본어 인사만으로도 따뜻하게 맞아줍니다. 또 하나의 숨은 명소는 아마 카사키 성터 공원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봄철 벚꽃 시즌엔 도시의 소소한 벚꽃 명소로 각광받습니다. 근처 어린이 놀이터와 개방된 잔디밭은 현지 가족들의 피크닉 장소로 사랑받고 있죠. 교통도 매우 편리합니다. 오사카 우메다역에서 한큐 고베선 급행열차를 타면 약 10분이면 도착하며, 대부분의 주요 장소는 도보로 이동 가능합니다. 혼잡한 오사카 시내를 벗어나 조용하고 따뜻한 공간에서 일본 일상을 느끼고 싶다면, 아마 카사키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쿠라시키(倉敷): 창고와 운하가 예술로 피어난 도시
오카야마현에 위치한 쿠라시키(倉敷)는 과거 일본의 쌀과 면화를 저장하던 항구 도시였으며, 지금은 문화 예술의 거점으로 재탄생한 아름다운 소도시입니다. 그 중심은 바로 비칸 역사지구(美観地区). 강을 따라 이어지는 흰 벽 창고, 버드나무, 나룻배, 그리고 전통 가옥이 어우러진 이 풍경은 일본 전통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쿠라시키는 단순한 ‘예쁜 거리’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곳은 민예 운동의 본산지로, 오하라 미술관과 구라시키 민예관, 장인 공방 등이 도보 10분 이내 거리 내에 밀집되어 있어 예술적 감수성을 자극합니다. 특히 오하라 미술관은 일본 최초의 서양 미술 전문관으로, 모네, 고흐, 마티스 등의 원화가 전시되어 있어 예술 애호가들에게 성지로 불립니다. 거리 곳곳에는 수제 소품, 유리공예, 천연염색 옷 등을 판매하는 디자인 숍이 있어 쇼핑을 즐기기에도 좋으며, 아기자기한 감성 카페는 인스타 명소로도 인기입니다. 특히 일본 마니아들 사이에선 미카즈키 도너츠와 크로켓 전문점 오카야마야가 숨어 있는 ‘맛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쿠라시키역에서 비칸지구까지는 도보 10~15분 거리로, 접근성도 매우 좋습니다. 오카야마역에서 JR로 약 15분이면 도착 가능해, 히로시마나 간사이 지역에서의 연계 여행에도 추천됩니다.
오노미치(尾道): 골목과 바다가 이어지는 영화 속 마을
히로시마현 남부 해안에 위치한 오노미치(尾道)는 조용하지만, 한 번 다녀온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고 할 정도로 감성적인 소도시입니다. 산과 바다, 골목과 철도가 이어진 도시 구조는 걷는 것만으로도 이야기가 되고, 일본 감성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가장 유명한 장소는 고양이 골목(ねこの細道)입니다. 언덕 위 좁은 계단 골목을 따라 고양이 조형물과 벽화, 수공예품점이 이어지며, 중간중간 현지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갤러리와 북카페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노미치는 ‘문학의 도시’이기도 하여, 많은 작가들의 작품 배경이 되었고, 작은 문학관과 서점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특히 현지 마니아들이 추천하는 명소는 세나코야마 전망대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오노미치항과 세토 내해가 한눈에 펼쳐지는 절경이 기다립니다. 날씨 좋은 날엔 주변 섬들까지 선명하게 보여,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먹거리도 다양합니다. 오노미치 라멘은 진한 육수와 얇은 면발로 유명하며, 항구 근처에는 해산물 정식과 갓 튀긴 튀김 전문점도 있습니다. 교통은 히로시마역에서 JR 산요선으로 약 1시간 30분 소요되며, 역에서 대부분의 관광지가 도보 이동 가능합니다. 빠르게 소비되는 여행이 아닌, 천천히 ‘걸으면서 느끼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오노미치는 최고의 선택입니다.
결론: 아는 사람만 아는 일본, 지금 당신 차례입니다
아마카사키의 서민 감성, 쿠라시키의 예술과 전통, 오노미치의 언덕과 골목. 이 세 도시는 일본 마니아들이 사랑하는 곳이자,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은 ‘진짜 일본’입니다. 현지인의 일상과 문화, 지역 정체성을 그대로 간직한 이곳들에서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일본이라는 나라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다음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도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도시를 향해 표를 끊어보세요. 분명히 이전과는 전혀 다른 여행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