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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정책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나?

by hirokimina 2025. 11. 18.

만원권

2024년 이후 일본 경제는 심각한 구조적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장기간 지속된 엔저 현상, 급격히 증가한 재정지출, 그리고 일본은행(BOJ)의 점진적 통화정책 변화가 주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베노믹스 종료 이후의 경제 노선 재정립은 일본 내부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일본 경제정책 변화의 3가지 축을 중심으로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끝나지 않는 엔저 현상과 그 구조적 원인

엔저는 일본 경제의 장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합니다. 2022년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에 반해 BOJ가 초저금리를 고수하면서 엔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엔달러 환율은 150엔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이는 수출 기업에 단기적으로는 유리하지만 내수 경제에는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에너지·식품 등 필수 소비재의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로, 엔화 가치 하락은 곧 물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가계 소비를 위축시키고 실질 소득 하락을 초래하며, 결과적으로 내수 시장의 침체를 가져옵니다. 기업들 역시 엔화 약세에 의존한 단기 실적 증가에 집중하면서 장기적인 구조 개선에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BOJ의 금리 정책 변화와 병행해 구조적 개혁을 추진하려 하지만, 인플레이션 목표와 경기 부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엔저를 단순한 환율 문제가 아닌 일본 경제 구조 전반의 취약성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확장적 재정지출, 경제성장의 명과 암

기시다 내각은 저성장 탈피를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을 선택했습니다. 2024년 정부의 보완예산 규모는 약 114조엔에 이르며, 저출산 대책, 디지털 전환, 에너지 구조 개선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내세우며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만, 문제는 그 재원이 불확실하다는 점입니다.

현재 일본의 국가채무는 GDP 대비 260%를 초과하고 있으며, 이는 OECD 국가 중 최악의 수준입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회복지 지출 확대,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은 장기적으로 세수 기반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정지출 확대는 일시적인 경기 자극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부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더불어 중소기업과 지방 경제에는 실질적인 지원이 미비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대기업 중심의 정책 설계로 인해 경기 회복의 효과가 불균등하게 분배되고 있으며, 이는 경제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재정지출이 구조 개혁과 병행되지 않는 한, 실질적인 성장 동력 확보는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BOJ의 통화정책 변화와 시장의 반응

BOJ는 17년간 유지해온 초저금리 정책에서 서서히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BOJ는 기준금리를 0.1%로 인상하며 사실상 금리 정상화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는 시장에 매우 상징적인 조치로 해석되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일본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BOJ는 장기 국채 매입 속도를 조절하고 있으며, 수익률 곡선(Yield Curve) 관리 정책에도 미세 조정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일본 채권 시장에서의 금리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으며, 은행·보험사 등 금융기관의 자산 운용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국내 투자자들은 저금리 시대 종료에 따른 리스크 관리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BOJ는 여전히 "물가 안정"이라는 최우선 목표를 고수하고 있지만, 정치권의 압력과 경기 부양 요구 사이에서 정책의 독립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시다 정권은 통화 완화를 통한 경기 회복을 선호하지만, BOJ는 과도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점진적인 긴축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부와 중앙은행 간의 미묘한 온도차는 앞으로의 경제 정책 전개에 있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일본 경제는 현재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엔저로 인한 수출 확대 효과와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내고 있지만, 구조적 개혁 없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BOJ의 통화정책 변화는 일본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투자자와 기업, 시민 모두가 이러한 흐름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