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현재 일본은 저성장과 인구 감소, 국가부채 증가라는 구조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경제재건 전략을 적극 추진 중입니다. 수출 확대, 첨단 반도체 산업 육성, 관광산업 회복은 일본 정부가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는 세 가지 분야입니다. 이 글에서는 일본이 이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경제를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 한계와 가능성도 함께 분석해봅니다.
수출 확대 전략: 엔저 활용과 공급망 재편 대응
일본 정부는 수출 확대를 경제 회복의 가장 핵심적인 수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4년 현재 엔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일본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은 높아지고 있으며, 자동차, 전자, 기계설비 등 주력 산업의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요타, 닛산, 미쓰비시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북미, 유럽 시장에서 다시 입지를 강화하고 있고, 산업기계와 의료기기 부문에서도 수요가 회복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수출 전략의 다변화를 위해 FTA 및 경제파트너십(EPA) 협정 체결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CPTPP, RCEP 등의 다자간 협정을 활용해 아시아 및 신흥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으며, 특히 ASEAN 국가들과의 무역 관계 강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일본의 전략적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수출 확대에는 몇 가지 제약도 존재합니다. 첫째,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성입니다. 둘째,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해외 시장에서 친환경 제품이 요구되는 가운데, 일본 산업계의 ESG 대응은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셋째,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중심 전략이 중소기업 및 비제조업과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반도체 산업 육성: 국가적 총력전의 시작
반도체는 일본 경제재건의 핵심 산업으로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과거 1980~1990년대까지 반도체 강국이었던 일본은 최근 대만과 한국, 미국에 비해 경쟁력을 상실했지만, 최근 ‘경제안보’ 관점에서 반도체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정부 주도로 부활을 꾀하고 있습니다.
2024년 일본 정부는 규슈 구마모토 지역에 TSMC와 합작한 첨단 반도체 공장을 설립했으며, 2공장 건설도 추진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수천억 엔의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소재·부품·장비 업체들도 대거 지역에 유치되고 있습니다. 소니, 키옥시아, 미쓰비시 등이 관련 생태계 구축에 참여하고 있으며, 반도체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장기 계획이 수립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또한 미국, 유럽과 협력하여 기술 공유 및 공급망 공동 구축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반도체 산업 협력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고, 일본은 미국의 반도체법(CHIPS Act)과 연계된 전략에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반도체 산업이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인력 부족, 기술 격차,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이 여전히 해결 과제이며,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외교적 리스크도 큽니다. 일본의 반도체 전략은 단기 수익보다 장기적 기술자립과 안보 연계를 고려한 중장기 비전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관광산업 회복: 엔저 효과와 정책적 재정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회복세를 보이는 분야 중 하나가 관광산업입니다. 2024년 현재 일본은 엔화 약세로 인해 해외 관광객 유입이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 대만, 중국,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등지에서 관광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입국 관광객 수는 코로나 이전 수준의 90% 이상까지 회복되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관광을 국가 차원의 성장 산업으로 인식하고, 관광청 조직 확대, 지역 관광 활성화 예산 확대, 스마트관광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관광(Sustainable Tourism)’ 개념을 도입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환경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관광산업은 특히 지방 소도시와 전통 문화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으며, 인구 감소로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 경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본 각 지자체는 지역 특산물, 역사 유적, 자연 자원을 관광 자원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철도·숙박·외식 등 연관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급증한 관광 수요로 인해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관광지 혼잡, 주민 불편, 환경 훼손 등의 문제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며,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내수 소비로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관광의 질적 전환을 통해 고부가가치 관광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결론
일본은 수출, 반도체, 관광을 세 축으로 경제 재건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각 전략은 단기성과보다는 중장기적 경제 체질 개선과 국가 경쟁력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글로벌 정세와의 연계 속에서 일본만의 전략적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이웃 국가들도 일본의 경제재편 흐름을 주시하고, 연계와 경쟁의 균형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