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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쿠 지방의 숨겨진 보석들 (츠루오카, 히로사키, 야마가타)

by hirokimina 2025. 6. 14.

일본

일본 여행이라고 하면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를 떠올리기 쉽지만, 진짜 일본의 매력은 조용한 소도시에 숨어 있습니다. 특히 도호쿠 지방은 자연과 전통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숨겨진 보석 같은 여행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호쿠의 대표적 소도시인 츠루오카, 히로사키, 야마가타를 중심으로 각 지역의 매력과 추천 코스를 소개합니다.

츠루오카: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미식의 천국

츠루오카는 야마가타현 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일본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된 곳입니다. 지역 전통 음식 문화와 식재료 보존, 계절별 요리가 특징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350종이 넘는 전통 작물이 지금도 재배되고 있으며, 농가와 식당이 협력해 ‘농가 식당’이라는 독특한 음식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토속음식인 '쇼나이 지역 요리'는 제철 식재료의 깊은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미식가들의 천국이라 불립니다. 츠루오카의 상징적인 장소 중 하나는 데와산잔(출羽三山)입니다. 세 개의 성스러운 산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순례자의 성지로, 깊은 산속에 위치한 하구로산 오중탑은 그 자체로 일본 전통신앙과 자연의 경건함을 느끼게 합니다. 츠루오카역 근처의 ‘츠루오카 푸드컬처 마켓’에서는 현지 특산품을 직접 구입할 수 있고, 쿠라쇼쿠도(창고식 식당)에서는 실제 농가에서 재배한 재료로 만든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도심에서 벗어난 진짜 일본의 미식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장소입니다.

히로사키: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성과 벚꽃의 도시

아오모리현 남서부에 위치한 히로사키는 ‘벚꽃의 도시’로 유명하며, 매년 봄 수십만 명이 찾는 관광 명소입니다. 그러나 이 도시는 벚꽃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복합 관광지입니다. 히로사키성은 일본 전국시대 건축 양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특히 5월경에는 성 주변의 해자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마치 핑크빛 물결을 이루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가을엔 단풍, 겨울엔 눈 덮인 고성의 풍경이 독특한 매력을 자아냅니다. 또한, 히로사키는 일본 전통 사과 재배지로, 도시 전체가 사과 테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과를 활용한 디저트 카페, 사과 온천(링고 온센), 사과 박물관 등은 관광객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문화적으로도 활발한 도시로, 히로사키 네부타 마츠리(夏祭り)와 같은 지역 축제는 전통 예술과 현대 퍼포먼스가 결합된 흥미로운 볼거리입니다. 교통은 아오모리 공항에서 직행 버스 또는 JR 히로사키역 이용이 가능하며, 도보 여행이 잘 구성되어 있어 하루 코스로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습니다.

야마가타: 온천과 자연이 숨 쉬는 슬로우 라이프 여행지

야마가타현은 도호쿠 지역 중심에 위치한 현으로, 특히 온천과 자연경관으로 유명합니다. 야마가타시를 비롯해 긴잔온천, 자오온천 등 다양한 온천 마을이 존재하며, 각기 다른 역사와 테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긴잔온천(銀山温泉)은 일본 전통 목조건물이 늘어선 운치 있는 거리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밤에는 가스등 불빛이 켜지며 한층 더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또한, 야마가타는 ‘자오(蔵王)’ 지역의 풍경이 압권입니다. 자오산에는 케이블카와 스키장이 있어 겨울 스포츠 관광지로 유명하며, 여름에는 등산과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높습니다. 자오 온천에서는 지옥 계곡에서 솟아나는 유황온천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문화적으로는 야마가타영화제가 매년 개최되며, 소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수준 높은 예술적 콘텐츠가 활성화되어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현지 료칸에서 제공하는 계절 가이세키 요리와 함께하는 1박 2일 코스는 야마가타 여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결론: 조용하지만 강한 감동을 주는 도호쿠

츠루오카의 미식, 히로사키의 역사와 예술, 야마가타의 온천과 자연. 도호쿠 소도시는 관광객의 발길이 많지 않아 오히려 일본의 본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화려한 쇼핑몰이나 인파 대신, 현지인의 삶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공간에서 잔잔하고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도호쿠 지역은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 반복 방문도 즐거운 곳입니다. 봄에는 벚꽃과 순례길, 여름에는 청량한 자연과 축제, 가을엔 단풍과 풍요로운 수확, 겨울엔 눈과 온천이 어우러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행객의 성향에 따라 미식 중심, 문화 체험 중심, 자연경관 중심으로 코스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으며, 일본 JR패스 또는 도호쿠 패스를 활용하면 이동 비용도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대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일본다움'을 찾고 있다면, 이제는 도호쿠 지방 소도시로 눈을 돌려보세요. 조용하지만 진한 감동, 편안하지만 인상 깊은 여행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